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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1카테고리 없음 2022. 4. 4. 15:25
A는 생각했다. 홍콩 바닥 더럽기야 모르는 사람이 없다지만, 오늘은 좀 심하다고. 깊어진 밤 만큼이나 지저분해진 술집 식탁 위에선 온갖 고함과 웃음과 유혹이 넘나들었다. 그리고 기다란 식탁의 끄트머리에선 남들 눈을 피해 꼴깝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만 사나운 줄 알았더니 손금도 사납네. 같은 얘긴가." 주변놈들이 술과 담배에 쩔어있든 웃통을 벗고 있든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둘이 있었다. 허여멀건하고 짙은 피부색이 나란히 붉은 조명 아래 달아올랐다. 아니, 정말 조명인가? "술자리에서 재수없는 소릴 하고 있어 새끼야. 넌 입 다물고 있어라."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 오늘도 팔뚝에 금 갈 뻔 했다면서." "니가 퍽이나 남 걱정을 하겠다. 그건 또 어디서 들었는데?" 눈에 거슬리면 식탁 아래 의자 다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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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romantic카테고리 없음 2022. 1. 21. 21:47
넓은 어깨. 곧은 자세. 이주일 전인가 또 키가 컸다며 같이 맞추러 갔던 교복이 참 단정해보였다. 옅은 회색빛 머리카락이 많은 조명 아래에서 더욱 선명했다. 돈도 좀 있고, 신설에, 학생들 수준까지 꽤 좋은 고등학교라 자부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형질자(알파-오메가)를 모아놓은 특수학교에 비해 항상 끗발이 딸려 근심이 많던 교장은 요새 아주 함박웃음을 달고 다녔다. 지금도 봐. 내로라 하는 대회에서 당당히 수상한 이청에게 옮겨가는 상장보다 교장 이마가 더 반짝였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란티엔은 끝나가는 사회자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다급하게 허리와 고개를 숙이고 앞사람에게 숨듯이 엉덩이를 슬금슬금 움직였다. 이런다고 그 좋은 시력에 자신을 못 찾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만큼은 제 눈만 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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